집값연구소 · 2026.10.08 · 국토교통부 공공데이터 기반 자동 집계
요즘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대출이 안 나와서"다.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는데 주머니 사정은 전과 다르다 보니, 실수요자들은 같은 동네에서도 더 작은 집을, 같은 예산으로는 더 먼 곳을 찾아 나서고 있다. 10월 들어 대출을 더 조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수도권 시장은 가격대별로 점점 또렷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작년 10월 15일부터 시가 15억원을 넘는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4억원, 25억원을 넘으면 2억원까지로 묶였다. 시행 1년이 가까워진 이달 들어 LH 이성훈 사장이 추가 대출 규제 필요성을 거론했다는 보도(뉴스핌, 10월 6일)가 나오면서 "더 줄어드는 거 아니냐"는 불안이 다시 번졌다. 같은 보도는 서울 아파트 거래의 79%가 15억원 이하에 몰려 있다는 점도 짚었는데, 정책대출을 쓸 수 있는 가격대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음 날 보도(뉴스핌, 10월 7일)는 한발 더 나가, 대출 부담 탓에 전용 59㎡가 '국민평형' 84㎡ 가격에 근접하거나 일부 단지에서는 역전까지 나타났다고 전했다.
우리 실거래 데이터로 최근 7일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수도권 지역과 최근 30일 평균 거래가가 가장 높았던 지역을 나란히 놓으면 그 간극이 선명하다. 거래량 상위에 오른 평택시(3.69억원)·화성시(3.96억원)·시흥시(4.14억원)·군포시(4.79억원)·남양주시(5.10억원)·고양시 덕양구(5.32억원)는 모두 평균 거래가가 5억원대 안쪽이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가 상위인 강남구(27.10억원)·서초구(24.39억원)·용산구(21.62억원)·과천시(21.35억원)는 대출 한도 차등선인 15억원·25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최고가 거래를 뜯어보면 '국민평형조차 대출 한도가 변수가 안 되는' 모습이 더 뚜렷하다. 최근 30일 최고가 상위에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116.95㎡가 94억원(21층),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2차 전용 182.95㎡가 100억원(3층)에 거래된 기록이 올라 있다. 같은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94㎡(8층)도 50.5억원,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9㎡(17층)도 50억원에 손이 바뀌었다. 흔히 '국평'이라 부르는 84㎡대 매물이 이미 50억원을 넘나드는 동네에서는, 대출 한도가 4억원이든 2억원이든 애초에 체감 변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대출 더 조인다"는 뉴스에 매수 계획을 접거나 서두를 필요는 가격대마다 다르다. 15억원 이하 구간을 보는 실수요자라면 정책대출 조건 변화가 실제 자금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추가 규제 논의를 계속 지켜봐야 하지만, 그 위 구간은 이미 대출 의존도가 낮은 자산가 중심 거래라 같은 뉴스의 체감도가 다르다. 59㎡가 84㎡ 가격을 좇아가는 흐름은, 같은 동네에 머물기 위해 평형을 줄이는 선택과 예산에 맞는 넓은 평형을 찾아 외곽으로 가는 선택 사이에서 실수요자가 한 번은 직접 비교해 볼 지점이라는 점도 기억해둘 만하다.
유의할 점: 위 최고가 목록은 최근 30일 최고 거래가 10건일 뿐 지역 전체 시세가 아니며, 거래량 TOP14에는 세종·강원 춘천·경남 김해·양산·부산 북구·충남 천안 등 수도권 밖 지역도 섞여 있어 본문에서는 경기권 지역만 추려 인용했다. 전용 59㎡와 84㎡ 간 가격 역전 사례는 언론 보도에 근거한 것으로, 우리 데이터셋은 면적대별 가격 역전 여부를 전수 비교할 수 있는 단위로 집계돼 있지 않다는 점도 함께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