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묶이자 평택 뛰고, 압구정은 이미 신축값

집값연구소 · 2026.09.26 · 국토교통부 공공데이터 기반 자동 집계

이번 주 수도권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그래프처럼 움직였다. 정부가 그어놓은 규제선 언저리에서는 거래량이 옆 동네로 옮겨 다니고, 그 위 최상급지에서는 재건축을 시작도 안 한 낡은 아파트가 이미 신축 단지와 맞먹는 값에 팔리고 있다.

동탄·기흥 묶이자, 평택·수원이 채웠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5일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 구리 세 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지정했다. GTX-A 개통과 반도체 산업 기대감으로 집값이 들썩였다는 게 이유였다. KB국민은행이 이달 16일 낸 9월 주택시장 리뷰는 두 달 넘게 지난 지금, 규제를 피한 인근 반도체벨트 도시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탈동조화 장세를 짚었다.

우리 데이터로 봐도 최근 7일 수도권 거래량 상위권에는 평택시가 69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시 권선구가 65건으로 뒤를 이었다(평균 3억6003만원·5억1376만원, 최고 11억4500만원·8억7000만원). 반면 정작 규제를 받은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은 이번 주 거래량 상위 14곳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규제선 안쪽은 조용해지고, 삼성전자 캠퍼스를 낀 언저리 도시들이 거래로 채워지는 모양새다.

최상급지는 다른 얘기: 압구정 노후 단지가 이미 신축값

서울 안에서는 전혀 다른 층위의 이야기가 벌어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은 최근 2·3·5구역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4구역엔 삼성물산이 잇따라 확정되며 재건축이 실제로 움직이고 있다. 지은 지 30년 넘은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게 제도가 바뀐 것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그런데 최근 30일 최고가 데이터를 보면, 아직 착공도 안 한 압구정동 노후 단지가 이미 재건축이 끝난 반포 신축 단지와 값이 다르지 않다. 압구정동 한양4차(전용 208.65㎡)는 90억원, 한양2차(147.41㎡)는 79억원에 거래됐고, 현대5차(71·72동, 82.23㎡)는 51억원, 미성2차(118.63㎡)는 52억원이었다. 서초구 반포동의 신축 아크로리버파크(84.99㎡)와 반포자이(84.94㎡)는 각각 50억원, 50억5000만원 — 압구정 노후 단지 면적의 절반도 안 되는데 값은 비슷하다. 최근 30일 최고가 상위 10건 중 압구정동이 5건, 반포동이 4건,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255억원)이 1건으로 사실상 세 동네가 나눠 가졌다.

최근 30일 실거래 최고가 TOP10 (억원) 한남동 나인원한남 255억 압구정동(강남) 97.3억 압구정 한양4차 90억 압구정 한양2차 79억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74억 반포 반포자이 67억 압구정 미성2차 52억 압구정 현대5차 51억 반포 반포자이 50.5억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50억

실수요자가 볼 지점

재건축이 다 끝난 뒤에 사는 것과 지금 낡은 단지를 사서 기다리는 것의 가격 차이가 이미 크지 않다는 뜻이다. 조합 분담금과 이주비, 사업 지연 리스크까지 얹힐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건축 프리미엄'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경기 남부처럼 아직 규제선 밖에 있는 지역은 거래량이 먼저 늘고 가격은 뒤따르는 모습이어서, 실수요자라면 어느 단계에 들어가는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유의할 점: 이번 수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중 거래량·최고가 상위 일부만 추린 값으로 수도권 전체 거래를 대표하지 않는다. 최고가 목록은 층·향·리모델링 여부 등 개별 물건의 특수성에 크게 좌우되고, 화성·용인 반도체벨트의 '분산' 흐름도 이번 주 표본 하나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평균가·최고가는 한두 건의 고가 거래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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