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연구소 · 2026.08.25 · 국토교통부 공공데이터 기반 자동 집계
한국은행이 어제 24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다시 수도권 집값을 짚었다. 집값 상승과 함께 불어난 '빚투'가 금융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였고, 보고서에는 이례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까지 명시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는 강남·서초가 2주 연속 하락하며 반대 신호를 냈다. 두 발표가 엇갈리는 사이, 실거래 데이터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융자·신용미수 잔액은 39조4000억원으로 1년 전 19조20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도 35조4000억원까지 불었다. 두 수치를 합치면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빚투' 규모가 75조원에 육박한다. 한은은 여기에 수도권 집값 상승을 나란히 언급하며 금융안정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고, 보고서에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문구까지 넣었다. 통화정책 방향을 금융안정보고서에 직접 담은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교롭게도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8월 3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는 서울 강남 11개구가 0.14% 오르는 데 그쳐 강북 14개구(0.30%) 상승폭에 못 미쳤다.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0.09% 내렸고, 강남구도 대치·개포동 위주로 0.05%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도를 결심한 1주택자의 급매물이 가격을 눌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런데 우리 실거래 데이터를 보면 얘기가 조금 다르다. 최근 30일 최고가 거래 상위 10건 중 강남구가 6건(93억·71억·64억·61억·58억7000만·52억5000만원), 서초구가 2건(85억·53억9000만원)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성동구(92억)와 용산구(55억9000만원)였다. 하락이 보도된 강남·서초가 여전히 최고가 상위를 통째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지역 평균가로 봐도 다르지 않다. 최근 30일 평균 거래가 상위 5곳은 강남구(27억·47건), 용산구(24억2000만원·17건), 송파구(22억7000만원·71건), 서초구(22억6000만원·35건), 과천시(22억5000만원·4건) 순으로, 지수 하락이 보도된 지역들이 절대가격 순위 최상단을 그대로 지켰다.
최근 30일 지역별 평균 거래가 상위 5곳(단위: 억원). 참고로 같은 기간 최근 7일 거래량 상위 14곳에는 서울 자치구가 한 곳도 없었다. 거래 건수는 경기·지방에서 몰리고, 가격 기록은 강남권에서 나오는 흐름이 이번에도 반복된 셈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새길 대목은 '강남 하락'이라는 헤드라인과 실제 거래 가격대 사이의 간극이다.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해서 그 지역 아파트가 갑자기 싸진 건 아니다. 최근 30일 안에도 강남·서초·성동·용산에서는 50억원대 이상 거래가 잇따라 나왔다. 한은이 예고한 기준금리 인상까지 현실화하면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지수 추이 하나만 보고 매수 타이밍을 서두르기보다 실제 계약 사례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유의할 점 이번 최고가 TOP10의 거래일은 7월26일~8월12일로, 부동산원이 하락을 발표한 8월17일 기준 조사 시점과 시차가 있다. 과천시 평균가는 4건 거래만으로 산출돼 소수 고가 거래에 좌우되기 쉽고, 최고가 TOP10 역시 수도권 전체가 아니라 개별 초고가 거래에 집중된 표본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