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연구소 · 2026.07.31 · 국토교통부 공공데이터 기반 자동 집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지금 하나가 아니라 둘로 움직인다. 서울 전역과 경기 핵심지처럼 규제가 촘촘히 걸린 곳, 그리고 그 규제선 바깥의 경기·인천 외곽이다. 한쪽은 가격이, 다른 쪽은 거래량이 눈에 띈다. 집값연구소 실거래 데이터를 열어 보면 두 시장의 가격대와 거래 동선이 확연히 갈린다. 무엇이 이 경계를 만들었고, 실수요자는 어디를 오해하기 쉬운지 확인된 제도와 우리 데이터로만 짚었다.
먼저 사실관계부터 정리하자. 2025년 6월 27일 발표된 6·27 대책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집값·소득과 무관하게 최대 6억원으로 묶었다. 여기서 핵심은 이 6억 상한이 '규제지역만'이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 공통으로 적용됐다는 점이다. 즉 6억 상한 자체는 규제와 비규제를 가르는 선이 아니다.
규제와 비규제를 실제로 가른 건 넉 달 뒤였다. 2025년 10월 15일 10·15 대책이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12곳(과천·광명, 성남 분당·수정·중원, 수원 영통·장안·팔달, 안양 동안, 용인 수지, 의왕, 하남)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꺼번에 묶었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이때 대출 규제도 한 단계 정교해졌다. 6·27의 일률적 6억 상한은 규제지역에 한해 시가 차등 한도로 바뀌어,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게 됐다.
대출 한도보다 실수요에 더 크게 작용하는 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다. 국토교통부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허가구역 안에서 집을 사면 매수인은 허가일로부터 2년간 직접 거주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된다는 뜻이다. 결국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을 실질적으로 가르는 축은 6억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시가 차등으로 강화된 대출 한도, 2년 실거주 의무, 그리고 더 낮은 LTV와 강화된 DSR·청약·세제 요건이다.
왜 규제가 잇따랐는지도 짚어 둘 필요가 있다. 6·27 대책이 대출 문턱을 한 차례 높였는데도 2025년 가을 서울과 인접 경기를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들썩이자, 정부는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 자체를 서울 전역과 경기 요지로 넓혔다. 규제의 그물이 촘촘해질수록 그물 안과 밖의 온도차도 함께 벌어진 셈이다.
집값연구소 실거래 데이터에도 이 구분이 그대로 찍힌다. 최근 30일 평균 실거래가가 높은 상위 지역은 예외 없이 규제지역이다. 서울 강남권과 용산, 경기 과천·성남 분당처럼 대책이 겨냥한 바로 그 지역들이다.
| 규제지역 | 30일 평균 실거래가 | 30일 거래건수 |
|---|---|---|
| 서울 강남구 | 약 32.2억원 | 92건 |
| 서울 용산구 | 약 24.9억원 | 34건 |
| 경기 과천시 | 약 22.6억원 | 15건 |
| 서울 서초구 | 약 22.2억원 | 39건 |
| 서울 송파구 | 약 19.8억원 | 133건 |
| 성남 분당구 | 약 16.5억원 | 242건 |
반면 최근 7일 거래량이 몰린 수도권 지역은 대부분 규제선 바깥이다. 남양주 94건(평균 약 4.7억원), 평택 92건(약 3.3억원), 수원 권선구 69건(약 5.0억원), 파주 62건(약 3.9억원), 시흥 60건(약 4.6억원), 의정부 59건(약 3.8억원), 인천 부평구 58건(약 4.4억원) 순으로, 평균가가 하나같이 6억원을 밑돈다. 규제지역은 '비싸고', 비규제지역은 '많이 팔린' 구도다.
다만 거래가 규제지역에서 '얼어붙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같은 30일 집계에서 성남 분당구는 242건, 하남시는 195건, 용인 수지구는 417건이 신고됐다. 분당 평균 약 16.5억원, 하남 약 10.8억원, 수지 약 10.1억원으로 가격대는 규제지역답게 높지만 거래 자체는 활발하다. 규제가 거래를 멈추기보다, 가격대와 실거주 조건에 맞춰 매수층을 걸러 내는 쪽으로 작동한다고 읽는 편이 데이터에 가깝다.
구조를 뜯어 보면 규제가 가격대별로 다르게 물린다. 강남구 30일 평균이 32억원대이고, 압구정 신현대12차는 전용 183㎡가 112억5,000만원(7월 거래)에 손바뀜했다. 시가 25억원 초과에 걸리는 이런 물건은 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잘리고 2년 실거주 의무까지 얹힌다. 반대로 평균가가 3~5억원대인 비규제 외곽에서는 6억 상한이 애초에 닿지 않는 천장이라 규제의 실효가 사실상 없다. 같은 6억 상한이라도 32억원짜리 강남 아파트에는 치명적이지만 4억원대 남양주 아파트에는 존재감이 없는 것이다. 규제의 무게가 가격대에 따라 이렇게 비대칭적으로 실린다.
그 결과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얇은 매수세는 규제선 바깥으로 흐르기 쉽다. 거래량이 남양주·평택·파주·시흥 같은 경기 외곽과 인천에 쏠리는 흐름은 이 유인 구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이는 데이터가 보여주는 분포일 뿐, 이동의 인과를 단정할 근거는 아니다.
규제지역에서는 대출 한도만 조이는 게 아니다. LTV가 비규제지역보다 낮게 적용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과 청약·세제 요건이 함께 강화돼 부담이 층층이 쌓인다. 반면 비규제 외곽은 이런 규제 다발에서 대체로 비켜서 있어 자금 계획을 세우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가격이 낮은 데다 규제 부담까지 가벼우니 첫 집을 찾는 수요가 몰릴 유인이 크다.
여기서 반드시 바로잡을 오해가 하나 있다. '규제지역을 비켜가면 생애최초 대출 한도가 2.5배 벌어진다'는 식의 설명이 돌지만, 이 2.5배는 지역 차이가 아니라 대출상품 차이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수치는 일반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의 최대 한도 6억원과 정책성 디딤돌대출의 최대 2억4,000만원(6억÷2.4억≈2.5배)을 비교한 값이다. 같은 규제지역 안에서도 어떤 상품을 쓰느냐에 따라 벌어지는 격차이지,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 사이의 격차가 아니다.
실제로 정부는 생애최초 매수자에게는 소재지·규제 여부와 무관하게 LTV를 최대 80%(규제지역은 70%), 한도 6억원까지 완화한다. 지역을 옮겨서 한도가 2.5배 뛰는 게 아니라, 6억 한도의 금융권 대출을 쓸지 2억4,000만원 한도의 디딤돌대출을 쓸지에서 갈리는 셈이다. 상품 차이를 지역 차이로 착각하면 자금 계획이 통째로 어긋난다.
정리하면 실수요자가 던져야 할 질문은 '규제지역이냐 아니냐' 하나가 아니다. 내가 쓸 대출이 금융권 상품인지 정책성 상품인지, 매수하려는 집이 시가 차등 구간(15억·25억원)에 걸리는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2년 실거주가 가능한 상황인지를 함께 따져야 실제 한계가 보인다. 지역 하나로 모든 조건이 정해진다는 단순화가 가장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