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제도와 우리 데이터로 본 시장 반응

집값연구소 · 2026.07.31 · 국토교통부 공공데이터 기반 자동 집계

1990년대 초 입주를 마친 수도권 1기 신도시가 재건축의 문턱에 섰다. 정부는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을 근거로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다섯 곳에서 첫 재건축 선도지구를 지정했다. 제도의 얼개와 공개된 물량을 먼저 정리하고, 집값연구소가 집계한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로 최근 30일간 이들 도시가 속한 자치단체의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짚어본다.

특별법과 선도지구, 무엇이 정해졌나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은 2024년 4월 27일 시행됐다. 조성된 지 20년이 넘은 100만㎡ 이상 택지를 대상으로 안전진단 완화, 용적률 상향, 여러 단지를 묶는 통합정비, 이주대책 수립 등을 담은 법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법에 따라 1기 신도시에서 도시별 주택 재고의 일정 비율을 '선도지구'로 먼저 지정해 재건축의 물꼬를 트기로 했다(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선도지구는 특별정비구역 지정과 용적률 상향, 인허가 간소화에서 우선권을 갖는 사실상의 '1번 주자'다. 어느 단지가 여기에 드느냐가 사업 속도를 가르는 첫 분기점인 셈이며, 선정 평가에서는 주민 동의율이 핵심 배점으로 작용했다(언론 보도).

정정이 필요한 부분이 세대수다. 다섯 도시의 총 주택 재고는 약 39만 호가 아니라 약 29만 호다. 1기 신도시는 1992년 입주를 마칠 무렵 약 29만2000가구 규모로 조성됐다(위키백과·언론 보도). 도시별로는 분당이 약 9만7600호로 가장 크고, 일산 약 6만3000호, 평촌 약 4만1400호, 산본 약 4만1400호, 중동 약 4만500호 순이다(국토교통부가 선도지구 물량 산정에 쓴 재고 기준). 이 총량이 이후 모든 비율 계산의 기준선이 된다.

첫 선도지구는 2024년 11월 27일 발표됐다. 다섯 도시 13개 구역, 약 3만6000가구 규모다. 도시별로 분당 약 1만948가구, 일산 8912가구, 평촌 5460가구, 중동 5957가구, 산본 4620가구가 선정됐다(국토교통부·언론 보도). 다섯을 더하면 약 3만5900가구로, 5개 도시 총 재고 약 29만 호의 대략 12% 안팎에 해당한다. 특별법 시행 초기 도시별 지정 상한을 재고의 5~10%로 잡았던 점을 감안하면, 첫 물량이 상한선 부근에서 폭넓게 풀린 셈이다. 신청 단계에서는 99곳, 약 15만3000가구가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서울경제). 분당에서는 샛별마을·양지마을·시범단지 계열이, 일산에서는 백송마을·후곡마을·강촌마을이 이름을 올렸다.

이후 절차도 진행됐다. 2025년 들어 경기도가 분당·일산 등의 기본계획을 승인하면서 선도지구 정비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언론 보도). 다만 특별정비계획 수립, 분담금 산정, 이주 시기 조율 등 실제 착공까지 넘어야 할 관문은 아직 남아 있다. 특히 여러 단지가 한꺼번에 재건축에 들어가면 대규모 이주 수요가 몰리는 만큼, 전세시장 자극과 이주단지 확보가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언론에서는 분당은 상대적으로 이주 부담이, 일산은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성이 각각의 과제로 거론된다(데일리안 등).

우리 데이터로 본 시장 반응

집값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집계한 결과, 최근 30일간 1기 신도시가 속한 자치단체의 아파트 거래는 아래와 같다. 자치구·시 단위 전체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값이며, 선도지구로 지정된 개별 단지의 시세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금액은 국토교통부 실거래 신고분을 만 원 단위로 집계한 것으로, 억 원 단위로 반올림해 표기했다.

도시(자치단체)최근 30일 거래건수평균가최고가
분당(성남 분당구)242건약 16.5억약 39.5억
평촌(안양 동안구)206건약 8.4억약 18.5억
중동(부천시)367건약 5.5억약 13.9억
산본(군포시)386건약 4.8억약 12.8억
일산(고양 일산동·서구)집계 미포함

거래량만 보면 산본이 속한 군포시와 중동이 속한 부천시가 각각 386건, 367건으로 활발했다. 가격대는 분당구가 평균 16억5000만 원으로 다섯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고, 최고가도 39억5000만 원에 이르렀다. 반면 일산이 속한 고양시 일산동구·일산서구는 이번 집계의 상위 지역 목록에 들지 않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치를 확보하지 못했다. 확인되지 않은 값을 끼워 넣지 않기 위해 일산 수치는 빈칸으로 둔다. 이는 일산의 거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전국 거래량·평균가 상위 30곳을 추리는 이번 집계 기준에서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는 의미다. 반대로 산본과 중동이 거래량 기준 상위에 오른 것은, 재건축 기대와 별개로 실수요 회전 자체가 꾸준했음을 시사한다.

도시별로 갈린 온도차

분당구는 평균 거래가가 16억 원을 넘고 최고가가 39억 원대로, 다섯 도시 가운데 가격 체력이 가장 두텁다. 재건축은 결국 사업성이 추진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높은 시세 자체가 분당의 상대적 우위를 설명하는 배경이 된다. 평촌이 속한 안양시 동안구는 평균 약 8억4000만 원, 최고 약 18억5000만 원으로 중간대를 형성했다. 거래 건수도 206건으로 적지 않아, 가격과 손바뀜이 함께 유지되는 구간에 있다.

산본이 속한 군포시와 중동이 속한 부천시는 거래 건수가 많은 편이지만 평균가는 각각 약 4억8000만 원, 약 5억5000만 원 선이다. 거래 회전은 빠르되 가격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재건축 국면에서는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사업성 논의의 관건으로 떠오를 수 있는 지형이다. 일반분양가와 공사비가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같은 선도지구라도 체감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자치단체 전체 아파트 평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특정 단지의 시세는 이 평균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정리하면, 최근 30일 데이터는 다섯 도시의 출발선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격으로는 분당이, 거래 회전으로는 산본·중동이 앞서 있고, 평촌은 그 사이에서 완만한 중간대를 그린다. 일산은 이번 상위 집계 밖이어서 같은 잣대로 나란히 세우기 어렵다. 선도지구 물량 자체는 5개 도시 재고의 약 12% 안팎으로 비슷한 눈금에서 출발했지만, 실제 사업 속도는 각 도시의 가격 체력과 이주 여건, 주민 동의 정도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제도는 다섯 도시에 같은 출발 신호를 줬지만, 결승선까지의 거리는 도시마다 다르다는 점을 데이터가 조용히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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